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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지의 축구사랑] 1억원으로 차 살래? 펀드에 넣을래?

    김병지 2013.01.30 5044


  • [스포탈코리아] 올해로 프로 22년차가 됐다. 이제는 내가 K리그에 데뷔했던 1992년에 태어난 후배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세월의 흐름을 느끼는 모습이다.

    20여년간 프로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후배들을 만났다. 다들 청운의 꿈을 안고 프로 무대에 데뷔해 성공을 바랐다. 프로 1~2년 차는 성공과 실패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후배들이 운동만 알고 다른 하나는 생각을 못하는 듯했다. 바로 경제적인 성공이다.

    프로에 들어오면 그 동안 보지도 못한 목돈을 만지게 된다. 통장에는 매달 몇 백만원 씩 입금 된다. 그러다 보니 후배들은 다음을 생각하지 못하고 돈이 들어올 때마다 헤프게 쓰는 경우가 허다했다.

    사실 그 동안 운동을 하면서 축구 선수의 꿈을 접은 후배들을 많이 봤다. 방탕하게 소비하거나 노름이나 음주에 빠지는 후배들이 있었다. 소득에 맞지 않게 고급 차를 사는 후배도 있었다. 프로 1~2년 차는 축구는 기본이고, 경제 관념도 인식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이 기회에 후배들에게 자산 관리에 대한 조언을 하려고 한다. 자산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계획을 세우고 잘 실천하면 마음이 편한 상태에서 운동을 할 수 있어서다. 안정적인 상태에서는 자신을 둘러볼 여유도 생긴다.

    후배들을 위해 연차 별로 세워야 할 자산 관리 계획을 소개한다.

    <1> 1~5년 차 때는 연봉의 50%는 저축해야 한다. 투기성 있는 것보다 적금이나 저금을 하면 돈에 신경 쓰지 않고 운동만 집중할 수 있다. 투기성 있는 것은 운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 5~10년 차 때는 결혼을 하고 가정이 꾸릴 시기다. 만약 자신이 한 달에 50만원의 용돈을 썼다면 가정이 생긴 뒤에는 살림을 꾸리기 위해 6~7배는 더 지출하게 된다. 이를 염두엔 둔 계획이 필요하다.

    <3> 30대에 접어들면 슬슬 은퇴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자신의 재산이 부동산만 있고 현금이 없다면 운동을 그만뒀을 때 말 그대로 ‘땅거지’가 된다. 땅이 있더라도 자신의 제2의 인생을 위해서는 현금 지출이 필수적이다.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준비해야 한다. 일반인은 20~30년씩 연금을 넣기도 하는데 운동 선수는 그럴 수 없다. 200만~300만원씩 모아두다 운동을 그만 두면 바로 찾아야 한다. 갑작스런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더불어 스스로 금융과 재테크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요즘은 다양한 금융 상품이 있다.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해 모르던 것을 알게 된다. 자연스레 재테크를 하면서 경제 뉴스에도 귀를 세우게 된다.

    위와 함께 요즘 후배들에게 아래 얘기를 많이 해주고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에게도 효율적인 자산 관리를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보통 3~5년 차가 되면 자동차를 하나 사는데 1억원짜리 차를 사면 3년 뒤에 그 차는 5,000만원이 된다. 만약 그 1억원을 펀드에 넣으면 3년 뒤에는 1억 2,000만원이 된다. 3년 뒤에 7,000만원의 차이가 난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차이는 더욱 커진다. 5년 뒤에는 차가 2,000만원이 되고 펀드는 2억원이 된다.”


    김병지 (전남 드래곤즈 골키퍼)
    사진=BPI/스포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