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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밤

    구연배 2014.10.0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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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밤

             구연배

    배고픈 메뚜기
    달 속에 뛰어들어
    달을 갉아먹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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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산길에
                 구연배

    우거진 풀숲일 때는
    무어라 보이지도 않더니
    서늘한 바람에 모습을 드러낸
    하얀 구절초

    우리도 그렇다
    어디서 사는 누군지도 몰랐더니
    생각지 못한 인연으로 다가와 친구 된
    그대와 나

    가을 산길
    지천에 구절초 피고
    내 마음엔 주단 깔리고

    아무도 몰래 꽃 피어
    온 산이 향기롭듯이
    마음 나누어
    한 뼘만이라도 따뜻할 수 있다면
    세상이 얼마나 행복할까

    그러다 늙어서
    뒤따라오는 이 있다면
    이래서 사랑은 아름답다고
    지그시 힘주어 말 할 수 있는
    추억 한 자락 환히 내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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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선물
            구연배
    가을이 되면
    혼자되는 연습을 하는 시간
    열매들은 떨어져 제 갈 길로 굴러가고
    꽃씨는 바람에 흩어진다
    .
    혼자서도 넉넉한 저녁
    새들이 부리를 다듬던 나뭇가지에
    별이 걸리고
    산그늘 도타운 품안에서
    마른 풍경으로 새롭게 깨어난다.

    기울어 진 삶도
    흔들리던 다짐도
    맨 얼굴로 비탈에 선 나무들처럼
    꿋꿋하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겨울로 가야 한다.

    외롭다는 것은
    아직도 그대를 사랑한다는 것
    그리움이 저물지 않았다는 것

    사라지는 것은 겉모습일 뿐
    단단한 설렘으로
    오래오래 기다려줘야 한다.
    쓸쓸함을 견뎌야 한다.

    혼자이면서 혼자이지 않은
    빛나는 눈물로
    그대에게 가는 길
    그것이 나를 키우는 힘이고
    따뜻한 희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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