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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외지인 모두 소박한 행복을 주고 받는 장터죠”

    대표 2014.12.08 6131

  • 안완배씨 양평 리버마켓 감독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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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4.12.05    저작권자 © 경기일보
      
       

    “저희는 단순하게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행복을 팔고 있습니다.”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북한강변에서 매달 1회씩 열리는 안완배씨(리버 마켓 감독57)의 설명이다.

    매월 셋째주 토요일 동이 트면 어김없이 이곳으로 점퍼 차림의 어른들이 모여든다.

    아침 햇살이 풀섶으로 내려 앉을 때 쯤이면, 어느새 가게천막도 설치되고, 노란색과 분홍색 바탕 종이에 매직과 크레파스 등으로 쓴 가게 간판들도 걸리고, 깃발들도 나부끼는 등 제법 근사한 장터가 마련된다.

    여기에 ‘강바람 맞으며 향기로운 차와 음식을 드세요’, ‘팔찌로 남수단 어린이를 도와주세요’, ‘책 읽는 붕어’ 등 앙증맞은 간판들도 구어체로 손님을 맞아 이색적이다.

    강변의 시장이란 뜻으로 ‘리버 마켓(River Market)’이라고 불리는 이 장터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까닭이다.

    안 씨가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이 장터에서 장을 보기 위해 서울은 물론, 영서지방과 영동지방은 물론, 충청권과 호남권에서도 찾고 있다.

    그는 어떠한 연유로 이 장터를 열게 됐을까.

    “저희 마을은 유난히 외지인들이 많은데, 어떻게 하면 이들이 제2의 고향으로 애정을 갖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 리버 마켓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광고계에서 잔뼈가 굵은 안 씨도 7~8년 전 이 마을로 내려와 정착한 만큼, 그에게도 절실한 문제였다. 그리고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심정으로 시작했다.

    지난 4월20일 첫 장터가 열렸고, 주민들은 이후 한 달에 한 번씩 상인(Seller)으로 변신했다.

    리버 마켓에선 도자기냅킨 공예품, 꽃, 목걸이 등 다양한 물품들이 거래된다.

    장터 한복판에는 무대도 마련돼 간단한 패션쇼는 물론, 자그마한 공연도 펼쳐진다.

    한달에 한번 열리는 장터를 위해 이제는 온 가족이 이날을 준비한다.

    안 씨는 “리버 마켓은 주최나 주관을 단체가 담당하지 않고, 주민 모두가 주인으로, 단순한 물건을 사고파는 장터가 아니라, 온 가족이 나와 열정적으로 즐기며 행복을 주고받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리버 마켓은 최근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도 장터를 진행,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장터가 열리는 날만 시장이 운영되는 게 아니라, 인터넷 카페를 통해 끊임없이 주문이 들어오고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올해 마지막으로 열릴 장터에서도 소박한 행복들을 팔기 위해 오늘도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다.

    양평=허행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