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대 ,
사장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성공하는 사장이 가야 할 길
‘사업, 사업 참 어렵습니다“
어린 시절 경남 통영에서 멸치잡이를 하던 아버지를 보면서 자란
나는 ‘사업 이란 할 게 못된다’는 생각을 가졌다. 몇 번의 실패
와 재기를 거듭하면서 아버지의 고생은 말할 것도 없고 어머니와 자식
들에게도 깊은 상혼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명인지 아니면 물려받은 피 때문인지, 세월이 흘러 나 또
한 월급 생활을 청산하고 자기 사업의 길로 들어섰다.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하던 아내 역시 조그만 음식점을 열어 사업을 하고 있다.
아버지가 살아 계신다면“아버지 정말 사업하시느라 고생 많으셧습
니다“라는 말을 꼭 해드리고 싶다. 자신이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깨
우치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사업하는 사람들이 가진 고충과 애로 그리
고 애환일 것이다.
사실 호경기 시절에도 자기 사업을 성공할 가능성이 무척 낮으
니 요즘 같은 극심한 불황기에는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도 그토록
낮은 가능성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의 욕망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불황기 동안은 잠시 주춤 거리지만 조금이라도 경기가 회복되는 기
미가 보이면, 사람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업 세계에 발을 내딛게
된다. 하지만 어떤 분야에서 사업 시작하든 가혹한 신고식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자리를 잡을 때까지 생과 사의 고비를 넘나들면서 악
전고투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다.
기업의 흥망에 대한 저서 ‘기업 생로병사의 비밀“을 집필한 인하대
손동원 교수는 이런 현상을 두고 ‘무명의 설움’이란 단어로 표현한다.
정말 핵심을 꼭 집어낸 말이다. 미국의 경우 신생 기업의 약40퍼센트
가 1년을 넘지 못한 채 문을 닫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창업 이후 2년
을 견디는 기업이 고작 42-59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한다.
사업 세계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현대판 영웅’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경제적인 자유와 독립, 사회적인 인정, 자존감, 삶에 대한 통제
감 등을 얻는데 성공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얻기까지 오
랜 시간 동안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월급쟁이 사장에서 자기 사업을 시작한 휠라 윤윤수 회장은 ‘역경을
딛고 사업 세계에서 성공한 비결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우선 정직
해야 된다. 성실하고 참을성이 있어야 된다. 일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운이 따라야 한다“라
고 말한다.
나는 윤회장의 언급 가운데 마지막 대목에 주목한다. 아무리 열심
히 해도 자신이 기대한 큰 성과를 거둘 수 없거나 최악의 경우 실패하
는 것이 사업 세계다. 하지만 운이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해 볼 수 없는
영역이 아닌가?
자영업과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사장들을 대상으로‘사장의 조
건과 역할‘ ’사장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같은 강연이나 워크숖 등을
몇 년 동안 해오면서, 언젠가 시간이 되면 꼭 ‘사장학’에 대한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쌓아
올린 ‘경험지식’만으로는 성공을 거두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사장이 해야 할 일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사장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이미 사업세계에 몸담고 있는 사장들만을 대
상으로 한 책은 아니다. 자기 사업의 세계를 모색하고 있는 분들이나 조
직에 몸담고 있는 직장인들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세상살이의 모든 일들과 마찬가지로, 사업 세계에 대한 무지함을 안
은 채 사업을 시작해서 낭패를 당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 책은 사전 준비나 실수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도움
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주된 대상은 큰 사업체를 경영하는 대표들 보다는 작은 사업
체, 이를테면 종업원 10명 이내의 자영업이나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사
장들이다. 사실 구멍가게 경영이나 중소기업 경영, 그리고 대기업 경
영에 이르기까지 경영원칙의 본질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월급쟁이 생활과 달리 사장의 생활은 기반을 잡을 때까지 거의 모든
걸 걸어야 할 정도로 헌신적인 시기를 보내야 한다. 1년에서 2년 정도
가 아니라 최소한 5년, 길게는 10여년 정도를 불철주야 사업 성공을
위해 헌신해야 하기 때문에 웬만한 각오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자기계발 분야에서 큰 성취를 이룬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100명의
사장들 가운데 단10퍼센트만이 회사를 설립하고 성장시키는 일에 적
합하다고 말한다. 나머지 90퍼센트는 오히려 자기 사업을 일으키기보
다는 조직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할 때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으
며, 행복감 또한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사업에 성공하
려면 우선 자신이 타고난 사업가인지 판단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직접 뛰어들기 전에는 어느 누구도 자신의 특성을 정확히 알
기 힘들다. 프랑스 인사이드 경영대학원의 허미니아 아이비라 교수는
전직에 성공한 서른아홉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행동
하기 전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알아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행
동하고 체험하고 질문하고 다시 행동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할지를 알 수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물론 실천에 옮기기 전에 자신이 사업에 적합한 성향을 갖고 있는
지 면밀히 검토해 보아야 하겠지만, 나 역시 아이비라 교수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사실, 시작해 보기 전에 정확히 알기란 대단히
힘들다.
물론 일단 시작하고 난 다음에 자기 길이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진
다면 개인이나 가족은 너무나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아마도 이
책이 그런 시행착오를 막아주는 데도 어느 정도 엮활을 할 수 있을 것
이다.
2008년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금융 위기가 이제 실물 위기로 번져가
고 있는 상황이다. 도산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실직자
또한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좋든 싫든, 이제 조직이냐 자기 사업이냐
하는 선택에 직면해 있고 그중 많은 수의 사람들이‘사장’으로 살아가
게 될 것이다.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고조되는 이대, 이미 자기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 엮시 그 어느 해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래서 무엇보
다도 ‘살아남고 성공하기 위해 사장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체계적
으로 알려주는 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가장 큰 목
적 또한 여기에 있다.
이미 자기 사업을 하고 있거나 자기 사업의 길을 준비하고 있는 여
러분의 건승을 빈다. 설령 여러분께 조직 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이
라 하더라도 ‘내가 사장이면 어떻게 할까?’ ‘사장님은 이 문제를 어
떻게 생각할까?‘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면, 틀림없이 조직 생활에
서도 입신하는 데 성공하게 될 것이다. 이런 목적을 가진 분들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모름지기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고,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