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가로 세로 각각 6m, 높이 3m의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차가 비탈길을 올라갔다. 산 기슭에 컨테이너가 내려지자 인부들이 전기와 수도를 연결했다. 집주인 김모씨(43)가 현장에 도착하자 건축업체 관계자가 열쇠용 리모컨을 건넸다. 리모컨 스위치를 누르자 컨테이너에 설치된 문이 열리면서 테라스를 갖춘 아담한 주택으로 변신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모양과 소재가 다양해지면서 이동식 주택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큐브디자인개발이 선보인 '큐브하우스'(사진)는 건설현장에 임시 사무실로 사용되던 컨테이너를 소형 주택으로 개조했다. 컨테이너 내부에 침대를 비롯해 화장실 부엌 등 생활 필수시설을 갖췄다. 수요자들의 기호에 따라 컨테이너를 위로 쌓아 복층형 주택으로도 지을 수 있다. 일부 컨테이너 주택에는 태양광 발전장치 등 친환경 기술도 접목된다.
에스키모의 이글루를 연상시키는 '돔(dome) 하우스'도 등장했다. 소형 주택업체인 칸돔하우스가 선보인 이 집은 목조나 합성수지 등을 외장재로 사용하는 기존의 이동식 주택과는 달리 스티로폼을 활용한다. 반구(半球)형태의 특수 스티로폼 위에 화산석 가루 등을 섞어 만든 도료를 발라 에너지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목조주택 전문업체인 뉴질랜드 홈스는 최근 이동식 목조주택을 커피 하우스,간이 판매대 등으로 개조한 상품을 내놨다. 15~25㎡ 규모의 이들 제품은 소규모 전시관 등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일반 소비자들을 겨냥한 실속형 제품 출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동식 주택업체들은 3.3㎡당 300만원대의 '보급형'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기존 이동식 주택의 건축비는 3.3㎡당 400만~500만원대에 달한다. 인테리어를 단순화하고 고급 마감재 사용을 줄여 분양가를 낮췄다.
한영식 큐브디자인개발 대표는 "2500만~3000만원(20㎡ · 보급형 기준)을 들여 번듯한 '세컨드 하우스(second house)'를 마련할 수 있는데다 제작 기간도 불과 2~3주에 불과해 주말에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도시인으로부터 문의가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허옥숙 뉴질랜드 홈스 연구실장도 "이동식 주택은 전원주택뿐만 아니라 상점 카페 전시관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수요층이 점차 두터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