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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비부머 은퇴, 부동산시장 붕괴는 없다

    관리자 2010.05.26 3274

  •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자라나 군사독재와 한강의 기적, 5.18 민주화운동,

     외환위기 등 격동의 시대를 산 한국 현대사의 주역 ‘베이비 부머(1955~1964년생)’.

     노부모 봉양과 자녀 뒷바라지에 평생을 헌신했지만, 정작 자신의 노후대책은 ‘집 한 칸’과 ‘국민연금’ 정도가 고작이다.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끈 이들 베이비 부머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부동산과 금융 등 자산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 1980년대 이후 부동산 버블을 주도했던 베이비 부머의 2선 퇴진으로 향후 집값 하락은 불가피하며, 일부에선 부동산 대세하락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헤럴드경제가 재창간 7주년을 맞아 신한은행과 공동으로 실시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준비와 자산 보유 현황 및 운용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베이비부머의 퇴장에도 불구하고 우려됐던 부동산 시장 붕괴는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강남 거주 베이비 부머들의 강남에 대한 믿음은 여전히 굳건해 ‘강남불패 신화’ 역시 쉽게 깨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신한은행 고객 중 서울ㆍ수도권에 거주하는 베이비 붐 세대 1274명을 대상을 실시한 이번 설문 결과, 현재 이들이 보유한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의 비중은 평균 60%선에 달했다. 이는 통계청이 지난 2006년 기준으로 조사한 전국 베이비 부머 평균 79.8%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더구나 이들 베이비 부머들은 은퇴 후에도 부동산 비중을 현재보다 소폭(10% 포인트) 낮춘 ‘평균 50%선으로 유지하겠다’고 답해, 이로 인한 부동산 시장 충격은 당초 예상보다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임기흥 신한은행 부동산전략팀 부부장은 “지난 1980년대 이후 부동산을 통해 부(富)를 축적해온 베이비 부머들의 부동산 대한 믿음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향후 3년간 부동산 가격은 안정을 되찾거나 상승할 것이란 답변이 71%에 달했고, 80% 이상은 투자수단으로서 꽤 유망하다고 인식하고 있어 은퇴 후에도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강남 거주자들의 ‘강남 부동산’에 대한 충성도는 은퇴후에도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이번 설문에 응한 196명의 강남ㆍ서초ㆍ송파구 거주자중 55.6%는 향후 투자가치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으로 자신들이 살고 있는 ‘강남’을 꼽았다.

     또 절반 이상(56%)은 은퇴 후에도 계속 ‘강남에서 거주하겠다’고 답해 거주 지역에 대한 애착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부동산 자산비중을 다소 줄이고, 보유주택 규모를 축소할지언정 자신이 살던 ‘거주 지역’은 가급적 바꾸지 않겠다는 것.

     은퇴 후 주택 규모는 중소형 선호도가 월등했다. 전체의 34% 가량은 현재 132㎡(40평형) 초과 중대형 주택에 살고 있지만, 은퇴 후에는 15% 만이 ‘중대형에 살겠다’고 답했다.

     이는 강남 거주 베이비 부머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강남 거주자 196명 중 40평 초과 주택 거주자는 현재 36.7%에 달하지만, 은퇴 후에는 22%대로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현재 38.8% 선인 82.5~115.5㎡(25~35평형) 거주자는 은퇴 후 53.1% 수준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전체 인구의 14.6%인 712만 5000명의 베이비 부머중 311만명이 올해부터 직장에서 서서히 은퇴하기 시작하지만, 이들의 노후 준비는 아직 ‘미완성’이다. 전체 설문 대상자의 현재 보유 자산은 8억원 안팎인 반면 이들이 기대하는 노후 자금은 10억~15억원 선으로 큰 괴리감이 존재했다. 실제 현재 보유한 자산이 은퇴 후를 대비하기에 ‘조금 부족하다’는 응답이 48.7%, ‘매우 부족’이 23.9%를 기록하는 등 10명 중 7명은 현재의 자산이 노후를 보장하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0년대 이후 ‘컬러 TV 세대’를 지금의 어엿한 20~30대로 키워내며 보여줬던 헌신적인 가족 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베이비 부머 10중 9명은 자녀 교육비는 물론, 결혼비용까지 부담하겠다고 한다. 자신들의 부족한 은퇴자금마저 아낌없이 내주겠다는 것.

     베이비 부머들은 자신들의 노후 부족한 생활비는 37%가 ‘제2의 직업을 통해 충당하겠다’고 답했다.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자기 희생과 개척정신으로 무장한 그들에게 은퇴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경제성장의 주역에서 일하는 노년으로ㆍㆍㆍ. 베이비 부머의 억척스런 ‘인생 2막’이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