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세금

  • 내지 않아도 될 양도세 내라는 통지서 날아왔다면

    CFP 2010.04.26 2371

  • [중앙일보 조철현] 1가구1주택자인 A씨는 지난해 10월에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아파트를 팔았다. 1가구1주택자는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를 듣고 양도세 신고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1년이 올 10월 관할 세무서로부터 뜻밖의 양도세 과세 예고통지를 받았다. 안내문에는 “거주기간 요건을 충족하지 아니하므로 양도세를 결정하여 고지한다”고 적혀 있었다. 아파트 양도와 관련해 모든 일이 마무리된 줄 알았던 A씨로서는 황당할 따름이었다.

    한참을 고민한 그는 세무서의 통고 처분을 받아들 수 없다는 판단해 친분이 있는 세무사에게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A씨가 공덕동 집을 사고 팔았던 시기와 상황 등은 다음과 같다.

    ①A씨 가족은 국내에 1주택(공덕동 아파트)만 갖고 있다.

    ②공덕동 아파트는 약 3년 5개월 보유(2005년4월20일~2008년10월3일)했다.

    ③A씨 가족이 아파트로 실제 이사한 날은 2006년4월3일이었으나, 전입신고는 7개월 뒤인 2006년10월5일에 했다.

    그런데 왜 A씨에게 양도세 예고통지서가 날아든 것일까. 바로 전입신고와 실제 이사한 날의 차이 때문이다. 서울 소재 주택은 '1가구1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려면 3년을 보유하고 이중 2년 이상은 거주해야 한다. A씨의 경우 이같은 비과세 요건을 실제로 채웠다. 따라서 실제 이사한 날을 소명한다면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A씨는 '전입 당시 포장이사 영수증, 각종 우편물등 수취, 신문대 영수증, 인우보증서' 등 소명 자료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A씨 처럼 세금과 관련해 부당한 처분을 받거나 필요한 처분을 받지 못해 억울한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때는 권리 구제를 위해 세무서로부터 고지서를 받기 전에 행하는 '과세전 적부심사제도'와 고지서를 받고 나서 행하는 '국세불복(구제)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고 일선 세무사들은 조언한다 .

    ◇세금고지 전 조세 구제 제도=억울한 세금을 구제받기 위해서는 과세전 적부심사제도, 이의신청, 심사ㆍ심판청구, 행정소송 등을 이용하면 된다.

    과세전 적부심사는 과세 관청의 처분(고지서)이 있기 전에 과세할 내용을 납세자에게 미리 알려줘 이의가 있는 납세자에게 의견진술 또는 반증 제시의 기회를 주어 납세자의 주장이 정당하다고 판명될 경우 세액고지 전에 시정해 주는 제도다.

    과세전 적부심사를 청구하려면 세무조사결과 통지서 또는 과세예고통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통지서를 보낸 당해 세무서장ㆍ지방국세청장에게 청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쟁점사항이 법령해석사항 및 국세청장의 감사지적사항은 국세청장에게 제출해야 하며, 그 외 청구세액이 10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국세청장에게 제출할 수 있다.

    그러면 세무서장 등은 이를 심사해 30일 이내에 국세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을 한 후 납세자에게 그 결과를 통지해 준다. 심사 결과 청구 내용이 이유가 있다고 받아들여지면 억울한 세금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청구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세금 고지를 피할 수 없다. 만일 납세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당초 예고대로 고지서가 발송된다면 아래의 절차에 의해 조세불복을 진행할 수 있다.

    ◇세금 고지 후 조세구제제도=세금이 고지된 이후의 권리구제 제도로는 ▶세무서 또는 지방국세청에 제기하는 '이의신청' ▶국세청에 제기하는 '심사청구'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에 제기하는 '심판청구' ▶감사원에 제기하는 '감사원 심사청구' ▶행정소송법에 의하여 법원에 제기하는 '행정소송' 등이 있다.

    권리구제 절차를 밟고자 하는 경우에는 1단계로 이의신청ㆍ심사청구ㆍ심판청구ㆍ감사원 심사청구 중 하나의 방법을 선택해 청구할 수 있다. 1단계 절차에서 구제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2단계로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이의신청을 한 경우에는 소송 전에 심사 또는 심판청구 과정을 거쳐야 한다. 행정소송은 심사?심판청구를 거치지 아니하면 제기할 수 없는 데 이를 행정심판전치주의라 한다.

    세금이 고지된 이후의 구제 절차는 반드시 고지서 등을 받은 날 또는 세금부과 사실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1단계 절차에서 권리구제를 받지 못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자하는 할 때는 결정통지서를 받은 날 또는 결정의 통지를 받기 전이라도 그 결정기간이 지난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만약 이 기간이 지나면 아무리 청구이유가 타당하더라도 '각하' 결정을 하므로 청구기간은 꼭 지켜야 한다.

    조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