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제2영동 민자고속도로 대주단 구성 기한을 10월 말로 못박은 가운데 사업 시행사 및 주간사가 금융기관 모집을 서두르고 있다. 건설사들은 금융권을 끌어들이기 위해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대신할 당근책으로 자금보충약정을 제시했다. 다만 자금보충약정의 한도금액과 대출금리 수준을 놓고 금융권과 일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주무관청인 국토부는 제2영동고속도로 민자사업 시행자인 현대건설컨소시엄에 10월 말까지 금융약정을 체결하라고 최후 통첩문을 보냈다. 이 기간 내 금융기관과 파이낸싱 약정을 맺지 못할 경우 실시계획 승인을 즉각 해지하고 이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통보한바 있다.
2018년 1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가 확정됨에 따라 올림픽 개최 전 개통을 위해 내년 초 착공은 불가피하다는 국토부의 강한 의지를 직접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9월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2영동고속도로 금융주간사인 산업은행은 자금보충 약정한도와 최종 대출금리를 놓고 건설사와 막판 조율하고 있다. 산은은 내달 초 대주단 사업설명회를 연 뒤 곧바로 대출확약 금융기관을 모집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등 21개사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제2영동고속도로 건설사 겸 건설출자자들은 대주단과 △자금보충 및 △해지 관련 자금제공 의무를 맺을 계획이다.
자금보충의무 약정에는 도로운영일로부터 대출금 상환 완료일까지 차주(건설사)의 통행료수입 등으로 충당이 부족한 대출 원리금 부족분을 약정 한도내에서 충당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상 통행량 수입 대비 실제 통행량 수입이 적을 경우 원리금 손실을 메우기 위한 사업 안전장치다.
해지관련 자금제공의무란 정부의 해지시지급금이 차주의 채무액보다 부족하거나 지연될 경우 출자자들이 대출금에 대해 부족분을 제공하는 의무다. MRG 폐지 이후 이런 자금 보충 및 해지 자금 제공 의무가 원리금에 대한 일종의 대출채권 보증 성격을 띠면서 대주단 구성의 중요 열쇠로 떠올랐다.
자금보충 및 해지 관련 자금 제공 의무에는 큰틀에서 합의했지만 약정 한도액을 놓고 일부 이견이다.
금융기관은 약정 한도를 되도록 많이 잡으려고 하고, 건설사는 사후 책임 소지가 있는 이 한도를 가급적 줄이려고 ‘밀고당기기’를 하고 있다. 약정한도를 건설사는 1100억원, 금융권은 2000억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금보충 약정한도가 많을 수록 사내 심사부서에서 대출승인받을 때 유리하다”고 말했다.
무보증 대출금에 대한 금리 수준도 대주단 구성의 변수다. 금융기관들은 무보증 대출 금리 수준을 보증부 대출금에 비해 적어도 1% 이상 높게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건설사들은 1% 이내에서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 광주 초월읍에서 동양평IC를 거쳐 원주시 가현동 56.95km 구간에 왕복 4차로 고속도로를 짓는 제2영동고속도로는 당초 지난해 5월 착공 예정이었지만 금융권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연기된 뒤 투자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차질을 빚어왔다.
문제는 대출 금융기관 확보다. 차입금 1조200억원 중 3000억원까지는 신용보증기금의 사회간접자본(SOC)보증을 받을 수 있어 차입에 큰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나머지 720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15~20년이나 장기로 빌려줄 금융기관을 찾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양평군의회 박현일부의장은 "국토부는 10월말까지 건설사들이 금융 약정을 맺지 못할 경우 실시계획 승인을 해지하고 재정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결정은 매우 시의 적절한 정책판단"이라며 "영동고속도로 통행량이 상당한데다 사업성이 나쁘지 않아 하루빨리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