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입점보다 전통시장 대책부터 내놔야
◆ 물 건너간 행정타운
김선교 군수의 핵심공약 중 하나인 행정타운 조성은 군수 임기 내 불가능은 물론 이후에도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군이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진행된 행정타운조성 타당성 용역 결과 후보지로 거론된 5곳은 공흥리 675번지 일원(27만9000㎡, 양평장례식장 맞은 편), 백안리 460번지(14만9000㎡, 벽산블루밍아파트 인근), 도곡리 산63-1(17만4000㎡, 종합운동장 부지), 백안리 288번지(16만2000㎡, 종합운동장 인근), 도곡리, 백안리 일원(31만1000㎡, 종합운동장 인근) 등이다.
이 중 가장 좋은 여건을 가진 곳으로 종합운동장 부지인 도곡리 산63-1번지를 꼽았다. 이유는 토지 대부분이 군유지이고 교통접근성이 좋아서다.
그러나 이전 대상 9개 기관 중 정작 이전을 희망하는 곳은 선거관리위원회, 우체국,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3곳에 불과했다. 경찰서, 교육지원청, 농산물품질관리원, 농어촌공사 등 4곳은 ‘이전불가’, 등기소와 KT양평지사는 답변자체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군은 행정타운 조성계획을 ‘2030 군기본계획’에 반영해 2025~2030년 재검토하도록 전환했다.
행정타운은 단순히 군수의 공약사업 불이행으로 그칠 문제는 아니다. 주민생활편의와 장기적 관점에서 도시계획에 맞춰 준비해야할 중대한 사업이다. 그런 측면에서 군이 2030 군기본계획에 반영한 것은 타당해 보인다. 이후 어떤 절차와 과정을 거쳐 실천해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지방의원과 군수후보들이 이 문제에 어떤 대안과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 송파-양평고속도, 강상-강하국지도
지난해 8월 강상-강하 88국지도와 양근대교 확장사업이 제4차 국도‧국지도 5개년계획에 포함됐다. 올해 1월에는 송파-양평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제1차 고속도로건설 5개년계획에 반영됐다.
상습 정체구간인 양근대교의 도로 폭을 20m로 늘려 4차선으로 확장하는데 43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강상 교평리~강하 운심리 88국지도 역시 상습정체 구간으로 6.4㎞ 구간의 폭을 15m로 넓혀 차로를 확장하는 계획이다. 450억원 예산이 필요하다. 송파-양평간 고속도로는 1조2848억원이 드는 국책사업으로 총연장 26.8㎞를 민자고속도로로 건설할 계획이다.
잇따른 대규모 도로 확장‧개설사업이 국가정책으로 반영됐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다. 실제로 정책에 반영됐다가 다음 계획에서 삭제되는 사업도 많은 것을 감안하면 이후 지속적인 후속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 가운데 김선교 군수는 자유한국당 지역당협위원장까지 맡고 있고, 정병국 의원은 바른정당 5선의원이다. 이들이 중앙정부에 미칠 영향력이 이전에 비해 좁아질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군수의 레임덕현상까지 나타나면 올해 1년은 허송세월을 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군의 대책마련은 물론 군의회 차원의 실천적 대안도 필요해 보인다.
◆ 3대 전통시장 특화사업 성과는
양평군 3대 전통시장이 모두 특화시장에 선정되면서 각자 시장상권 살리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상인들의 입에서 나오는 ‘한숨’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군이 행감자료집에 제시한 3대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을 살펴보자. 양평물맑은시장은 ‘문화접목형 특화시장’으로 ▲쉼터광장 지역커뮤니티 공간 조성 ▲팔도장터 관광열차 지속 운영 ▲창업체험센터 활용 청년상인 육성 등을 제안했다.
용문시장은 ‘상품(산채) 특화시장’으로 ▲주차환경 개선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지속 추진 ▲산채와 한우 접목한 상설시장 조성을 목표로 잡았다.
양수리시장 ‘문화관광형 특화시장’으로 ▲세미원‧두물머리 연계 관광코스 개발 ▲특화음식 개발로 아케이드 특화 운영 ▲해맞이행사 등 문화행사 연계 등이다.
하지만 행감자료 어디에도 이미 시행했던 사업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나 이를 통한 매출신장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전통시장 활성화의 핵심 목표인 ‘지역경제 활성화’가 수치로 제시되지 못한다면 이 사업에 대한 평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올해 10월 롯데마트가 준공된다. 만약 대형마트가 입점되면 안 그래도 얼마 남지 않은 양평물맑은시장 내 상가들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된다.
군의회는 3대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에 대한 명확한 평가 및 수치화 된 자료 등을 요구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상인들과 함께 제대로 된 대안을 찾아야 한다.
◆ 쉬자파크 운영 정상화 방안 물어야
쉬자파크 운영 및 관리 현황, 향후 투자계획과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이종화, 박현일, 박화자, 박명숙 의원이 자료를 요청했다.
군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2003부터 현재까지 쉬자파크에 286억원(군비 125억7700만원)이 들어갔다. 세부적으로는 진입로에 가장 많은 92억원이 소요됐고, 산림교육센터(2동)와 초가원(3동)에 각각 33억원, 10억원이 소요됐다.
투자된 예산에 비해 성적은 초라하다. 지난해 쉬자파크 방문객은 8만9913명으로 세미원(42만명)의 5분의1, 용문산관광지(88만명)의 10분의1 수준이다. 산림교육센터 이용객은 1505명이었는데 양평헬스투어협동조합, 산림복합경영인협회, 산림문화컨텐츠연구소 세 곳을 제외하면 이북5도위원회가 유일한 유료고객으로 연수입 1000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6월 행감에서 군비 125억원이 투자된 이 사업에 대해 군의원들은 트리마켓부스, 동물농장 악취, 쓰레기문제 등 지엽적인 문제제기와 조치를 요구하는데 그쳤다. 박현일 의원의 쉬자파크 개발방향에 대한 문제제기, 송요찬 의원의 잦은 부서이동으로 인한 전문성 결여 지적이 있었으나 끈질긴 추궁으로 분명히 책임을 지게 하고 대책을 촉구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임시개장을 이유로 산림․건강비지니스 벨트가 구축되면 활성화될 거라는 군의 무책임한 답변을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황영철 기자 hpd@ypsori.com